서론 – 싱글의 빛, 팀 종목의 그림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라는 전설적 존재를 통해 대중의 강렬한 조명을 받은 종목이 되었다. 이후 차준환, 유영, 이해인 등의 싱글 스타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한국 피겨는 세계 정상권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여전히 조명받지 못한 영역, 즉 팀 종목인 "아이스댄스"와 "페어 스케이팅"이 존재한다. 이들은 국제 피겨 생태계에서 국가 종합력을 나타내는 핵심 축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시스템적으로 육성되지 못한 상태다.
이 글은 한국 피겨에서 팀 종목이 어떻게 다뤄져 왔는지를 살펴보고, 현황과 가능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본론 – 한국 피겨 팀 종목의 현재와 과제
1. 아이스댄스: 존재감을 만들어낸 첫 시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스댄스 종목에 출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들의 연기는 예술성과 감정 표현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고, 국내외 피겨 팬들에게 아이스댄스라는 종목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은 국내 기반이 아닌 해외 트레이닝 시스템에 의존한 것이었다. 현재까지도 국내에는 아이스댄스를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코칭 시스템과 파트너 매칭 시스템이 부재하다.
2. 페어 스케이팅: 시작조차 어려운 종목
페어 스케이팅은 현재 한국에서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트위스트 리프트, 데스 스파이럴, 쓰로우 점프 등 특수 기술 요소가 많은 이 종목은, 높은 위험도와 함께 전용 코칭, 보호 장비, 훈련장 설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은 대부분의 빙상장이 하키, 쇼트트랙, 일반 스케이팅과 병행 운영되기 때문에 페어 훈련에 필요한 구조를 갖추기 어렵다.
3. 단체전의 도입과 국가 전략의 변화
ISU는 2014년부터 동계올림픽 및 세계선수권에서 팀 이벤트(피겨 단체전)를 정식 종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모두에서 대표를 구성해 종합 점수로 메달을 다투는 방식이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팀 종목의 부재로 단체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점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피겨 생태계 전체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4. 해외 훈련과 유망주의 등장
최근 일부 유망주들은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외국인 파트너와 함께 페어 및 아이스댄스를 훈련하고 있다. 복수국적 혹은 외국 국적 선수와의 협업을 통해 ISU 주니어 대회 출전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관찰된다. 이는 긍정적 신호이나, 국내 시스템 부재로 인한 개인 의존 구조를 의미하기도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인프라 정비와 병행되어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5. 팀 종목 발전을 위한 실질적 제언
- 전담 코치 양성 및 해외 전문가 유치
- 유소년 파트너 훈련 프로그램 구축
- 전용 빙상장 내 팀 훈련 공간 확보
- 문화 인식 개선 캠페인 전개
이러한 접근이 병행될 때 한국 피겨는 팀 종목에서도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 다수의 주인공을 위한 무대
한국 피겨는 김연아라는 압도적인 존재로 세계 무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명의 주인공'이 아닌, '여럿이 함께 만드는 무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아이스댄스와 페어 스케이팅은 그러한 변화를 가능케 할 수 있는 중요한 축이다. 세계 피겨 강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팀 종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왔으며, 이는 국제 대회의 성패뿐 아니라 자국 내 피겨 문화의 저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제는 한국도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음 김연아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많은 김연아가 탄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인가"라고.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팀 종목 육성이라는 점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
부록: 요약표 및 비교표
한국 피겨 팀 종목의 현황 요약표
구분아이스댄스페어 스케이팅
대표 사례 | 민유라–겜린 (2018 평창) | 없음 또는 해외 연습 중 유망주 일부 |
국내 인프라 | 전무 (전담 코치 및 파트너 시스템 부재) | 전무 (훈련 위험도 높고 전용 장비 부족) |
해외 훈련 가능성 | 있음 (북미 중심 훈련 진행 중) | 일부 훈련 사례 존재 |
기술 특성 | 스텝·트윙즐 중심 예술성 강조 | 리프트·점프 등 고난도 기술 강조 |
발전 한계 | 훈련 코치 부족, 유소년 진입경로 없음 | 안전성·파트너 수급·훈련 장소 제약 |
주요국과 한국의 팀 종목 육성 전략 비교
국가 | 팀 종목 수준 | 육성 전략의 특징 |
🇯🇵 일본 | 중상 | 전직 스타의 팀 종목 전향, 유소년 단계 파트너 육성 |
🇨🇦 캐나다 | 상 | 국가 피겨 센터 기반 종목별 코치·장비·지원 시스템 구축 |
🇺🇸 미국 | 최상 | 종합 훈련 시스템(안무, 심리, 표현, 기술) 통합 운영 |
🇰🇷 한국 | 낮음 | 싱글 편중 구조, 팀 종목은 개인 주도 해외 훈련에 의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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